Wednesday, February 9, 2011

'실적 궁지' NHN 오픈마켓 진출 고육책

'실적 궁지' NHN 오픈마켓 진출 고육책

마이너스 성장 탈출 모색…협력사 시장 빼앗기 연속선, 과열 경쟁 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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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206,500원 상승3000 1.5%)이 오픈마켓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NHN이 오픈마켓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보겠다는 고육책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NHN은 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오픈마켓형 구조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시점은 하반기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NHN이 빠르면 올 3분기부터 G마켓, 옥션, 11번가 등과 함께 오픈마켓 시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NHN의 오픈마켓 진출은 지난해부터 준비돼 왔다. 최휘영 NBP 사장을 중심으로 지난해 오픈마켓 태스크포스(TF)를 결성, 오픈마켓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신규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NHN은 그러면서도 겉으론 공식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지식쇼핑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고려 중이나 현재까지 오픈마켓 진출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11월 재공시를 통해서도 "오픈마켓 진출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NHN의 오픈마켓 진출에 거부감을 보였던 G마켓과 옥션이 지난해 말로 종료된 네이버 지식쇼핑 입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등 사실상 NHN의 오픈마켓 진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NHN은 지난달 오픈마켓 내 개인 판매자들에게 온라인 노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미니숍' 서비스를 시작하며 오픈마켓 진출 사전작업을 완료했다.

이처럼 NHN이 오픈마켓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새로운 수익 모델에 대한 NHN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NHN의 전체 매출에서 검색광고와 게임사업, 디스플레이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절대적이다. 지난 2009년 기준 검색광고의 비중이 51%로 가장 많았고, 게임(33%), 디스플레이광고(15%) 순이었다.

하지만 포화된 온라인광고 시장의 영향으로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광고 매출은 이후 정체를 보였고, 게임사업도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에 대한 사회적 지탄과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며 NHN의 '성장통'이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NHN은 지난해 3분기 실적에서 8분기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따라서 NHN의 오픈마켓 진출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그동안 가격비교사이트를 운영하며 노하우를 구축해왔고 자체 결제수단인 '체크아웃' 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도 존재한다. 그동안 G마켓, 옥션, 11번가의 '3강 체제'로 굳혀졌던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을 가진 NHN이 가세함에 따라 과열 경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이베이 계열과 NHN은 지난해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한 할인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독자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자기 시장을 열어온 것과 달리 NHN은 협력하던 고객사의 시장을 빼앗는 전략으로 가고 있고 이번 오픈마켓 진출도 그 일환"이라며 "검색광고대행사 오버추어 시장을 빼앗거나 한게임을 인수해 자기 시장으로 만드는 등의 사례에 이은 후속탄"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NHN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저가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긍정적인 효과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상품의 질 저하와 시장 질서 혼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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